Sapiens
저자 유발 하라리
출판 VINTAGE
발매 2015.05.20.
이 블로그는 Sapiens를 읽으면서 작성한 개인적인 독서노트입니다. 원서를 읽어서 해석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의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이 가미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4 The Flood
인지혁명이 일어나가 전에는 Sapiens는 대부분 아프리카-아시아 대륙에 거주했습니다. 대륙간 이동을 한 다른 동물들도 없어 각각의 대륙들은 각자의 고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4만 5천년 전이 되어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사피엔스가 넘어가게 됩니다. 고고학적인 증거는 없지만, 120 마일 정도되는 물을 건너야했으므로 보트와 항해술이 발전했을 것이라는 가정이 유력합니다. 이는 컬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가 아폴로 II 호의 달탐사에 비견할만한 업적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먹이사슬의 정점으로 올라가게 되어 지구의 역사상 유래 없이 무시무시한 종이 됩니다. 그 전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했던 사피엔스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적응하지 않고, 그 생태계를 확 변화시켜버럽니다. 23개 종의 덩치큰 동물들과 함께 수많은 종의 작은 생물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생태계의 먹이 사슬은 완전히 붕괴되어 다시 정리됩니다. 호모 사피엔스 때문이었을까요?
Guilty as Charged
이런 생태계의 급작스러운 변화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는데요. 4만 5천년 전에는 별다른 커다란 기후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구의 기후는 항상 변화해왔었고, 약 10만년 주기로 빙하기가 오면서 추워졌다가 더워지기를 반복했었습니다. 마지막 빙하기는 7만년 전에서 시작해서 만오천년 전에 끝납니다. 그 중에서 몹시 추웠던 시기는 7만년 전과 2만년 전입니다. 그런데 왜 4만 5천년 전에 95%에 달하는 동물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사라지게 된걸까요? 분명 환경적인 영향이기는 한데, 공교롭게도 사피엔스가 오스틀레일리아 대륙에 정착한 시점과 겹칩니다. 또한 기후 변화가 이유였다면 해양 생물들도 비슷한 규모로 사라졌어야 하는데, 해양 생물들은 멀쩡했습니다. 아마도 사피엔스들의 개입으로 지상 생물들에게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사피엔스 원인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이런 대멸종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뉴질랜드는 800년 전에 마오리 족이 나타나면서 대부분의 생물들이 멸종합니다. 매머드는 만년 전 쯤 사피엔스가 서식지로 이동하면서 멸종을 합니다. 북극해의 Wrangle 섬에 서식하던 매머드들은 4천년 전에 멸종하는데, 이 역시 사피엔스가 Wrangle 섬에 등장하는 시점입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보면 사피엔서는 생태학적인 연쇄 살인자입니다.
인간이 생태학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몇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커다란 동물들은 번식을 느리게 하기 때문에 사냥을 쉽게 당하면서 개체수가 줄어 멸종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덩치큰 동물들은 인간의 사냥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을 피하는데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오스트레일리아의 커다란 동물드은 적응할 시간 없이 속수무책으로 사냥을 당해 멸종당했을 것입니다. 다른 이론은 화전 농경이 원인으로 사피엔스들이 농경을 위해 놓은 불로 인해 생태환경이 완벽하게 변화했다는 주장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칼리투스 나무는 불에 특히 강한데, 이 유칼리투스 나무만 번성하게 되어 유칼리투스 나무잎을 주식으로 하는 코알라만 삶아남고 나머지 동물들은 멸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기후 변화와 사냥 그리고 화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이론입니다. 기후의 변화로 생태계가 취약하게 되었고, 인간의 등장으로 생태계는 복구할 수 없는 심연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한자기 확실한 것은 사피엔스가 이동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유대류 사자나 디프로토돈, 거대 캥거루와 같이 멸종한 동물들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The End of Sloth
아메리카 대륙 생태걔의 재앙은 더욱 심각했습니다. 만 6천년 전에 사피엔스는 해수면이 낮아져 생긴 시베리아와 알라스카의 육상로를 따라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갑니다. 이를 건너기 위해서는 극심한 추위에 적응을 해야하는데, 사피엔스는 아주 독자적인 해결 방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눈신과 보온에 효율적인 옷을 만들어서 입은 것이지요. 또한, 사냥기술도 발전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피엔스는 북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동의 원인에 대해서는 전쟁이나 천재지변 혹은 인구수 증가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또한, 동물성 지방이 풍부해 좋은 식량이 되는 순록이나 매머드를 사냥하기 위해 이동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Sunjir 유적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북쪽의 추운 지방에서 이들은 가까스로 생존을 한 것이 아니라 매우 번성했습니다. 결국 만 4천년 전에는 시베리아를 거쳐 알라스카로 이동합니다.
알라스카에 이동을 막 했을 때는 빙하가 가로막혀 사피엔스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만 2천년 전 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을 합니다. 천년 혹은 이천년 만에 사피엔스는 아메리카 대륙 거의 모든 곳을 점령합니다. 유전자의 변이 없이도 완벽하게 다른 환경에 적응해낸 것이지요. 사람이 지나간 곳에는 긴 희생의 행렬이 뒤따랐습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ㅇ에는 없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있었는데, 사피엔스가 도달한지 2천년 만에 대부분의 종들이 멸종을 합니다. 북아메리카에서는 47종의 대형 포유류중 34개의 종이 멸종을 했으며, 남아메리카에서는 60종 중, 50종이나 멸종을 하게 됩나다. 적은 동물은 수천 종이 멸종하게 됩니다. 고생물학자나 동물고고학자들은 멸종한 낙타의 배설물과 화석을 연구하여 기원전 만 이천년전과 구천년 사이에 낙타가 멸종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캐러비언 섬인 쿠바와 Hispaniola에서는 기원전 5천년까지 낙타의 배설물이 발견이 됩니다. 기원전 5천년에는 인간이 캐러비안 바다를 건너 이 두 섬에 정착한 시기입니다. 배설물들은 스스로 달려서 섬으로 이동을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생태계 파괴의 범인이라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기후의 변화가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Noah's Ark
사피엔스의 첫번째 식민지화는 생태계에 엄청난 재앙이었습니다. 인지혁명이 시작할 무렵 200개의 대형 지상 포유류가 있었지만, 농업혁명이 시작될 무렵에는 100여 종만 남게 됩니다. 사피엔스가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대형 포유류를 멸종시킨 것이지요. 농업혁명 이후에는 같은 과정이 반복이 됩니다. 인간이 없는 시기에는 대형 동물들의 수와 종류가 풍부했다가 인간이 나타나면서 대형 동물과 소형 동물들이 대규모 멸종에 이르게 됩니다. 마다가스카르는 좋은 예가 됩니다. 수백만년 동안 고립되어있어 매우 독특한 동물들이 진화했었지만, 천 오백년 쯤 갑작스럽게 동물들이 사라집니다. 바로 인간들이 등장했기 때문이지요. 태평양의 섬들도 인간의 등장과 함께 생태계의 커더란 변화를 맞습니다. 대서양과 인도양, 북극해, 지중해의 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라파고스도 이를 뒷받침해줍니다. 19세기까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었는데,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인간을 보고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수렵채집인들이 등장하면서 첫번째 대멸종이 일어났고 농경인이 등장하면서 두번째 대멸종이 일어났습니다. 세번째 대멸종은 산엽화의 영향으로 현재 진행형입니다. 대부분의 식물과 동물들은 멸종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는 사피엔스가 생물학 역사상 유래가 없이 무시무시한 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형 바다 생물들은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에 의한 해양 오염과 인간에 의한 해양자원의 남용으로 말미암아 멸종의 위기에 봉착해있습니다. 인간의 홍수에 살아남는 것들은 인간 자신들과 노아의 방주에 노예로 탑승한 가축들 뿐일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
사피엔스의 한개체로 읽는 4장은 거북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오래 기간 격리되어있던 생태계의 많은 동물들이 도구와 복잡한 사냥 기술을 터득한 인간들에 적응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멸종을 당한다는 이야기는 제러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서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피엔스에 나오는 내용도 총균쇠의 내용과 거의 유사해서 별다른 고민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한국에서 사회적인 이슈까지 되었던 황소 개구리 역시 생소한 황소 개구리에 적응을 못한 생태계의 생물들이 심각한 교란을 당해 뱀마저도 개구리에게 잡혀먹히는 당황스런 사태까지 생기게 되었는데요. 그래도 최근에는 너구리나 삵의 등장으로 어느정도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유발하라리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인간과 가축만 남는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고, 그 사이에서도 적응하여 살아남는 동물들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총균쇠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생태계의 교란은 결국 인간 사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라시아의 경우에는 멸종을 피한 대형 포유류의 가축화가 진행되어 농업 생산력의 증대, 가축들의 군사무기화, 초기 산업화의 기여 등을 통해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메리카 대륙은 가축화한 대형 동물의 부족으로 산업화의 속도가 늦어지게 되었고요. 이들 가축들은 "균"이라는 총과 쇠를 능가하는 가공할 무기가 되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멸종에 가까운 붕괴에 커더란 원인되었다고 합니다. 강력한 사냥기술로 아메리카 대륙을 완전히 제압했던 사피엔스는 아이러니 하게도 후손 사피엔스가 상대적으로 열등하게 하는데 원인을 제공한 것 같네요.
1, 2차 대멸종을 거쳐 3차 대멸종의 시기를 걸어가는 이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회용 제품의 증가, 코로락스와 손세정제의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마스크 쓰레기가 엄청나게 배출되고 있다는데요. 코로나보다 강력한 전염병이 나와 사피엔스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4장을 마무리하며 1부 인지혁명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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