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저자 채사장
출판 웨일북(whalebooks)
발매 2019.12.24.

 

이 블로그는 생각다듬기 독서 동호회에서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을 읽으면서 작성한 개인적인 독서노트입니다. 책의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이 가미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동호회 회원들과 토론을 위해 작성된 글이라는 점도 이해주시기 바랍니다.

 

프롤로그

파잔은 코끼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의식으로 코끼리는 자유를 향한 자기 목소리와 혼란한 세상을 외면하는 것이 생존의 방법임을 터득한다. 파잔 의식을 행하는 인간들도 역시 영혼이 파괴된 또 하나의 피해자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영혼이 파괴되어 어떤 곳에서는 매맞는 코끼리이자 어떤 곳에서는 몽둥이를 든 가해자일지 모른다. 그리고 고대로부터 현대를 관통하는 인류들도 역시 영혼이 파괴되어 서로에게 코끼리이기도 몽둥이를 든자이기도 하다. 이 혼돈에서 현명한자가 나타나서 인간을 인간답게 했는데 이들을 위대한 스승이라고 한다. 현대인이 고전을 읽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위대한 스승을 만나 그들의 지혜를 참고하여 내 안의 혼란을 멈추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것

위대한 스승들과 거대 사상이 이 책의 핵심이다. 위대한 스승들은 올바름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알려주었는데, 이 책은 축의 시대에 활동한 현자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게 된다. 거대 사상은 위대한 스승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아와 세계가 실제로는 하나라는 일원론이다. 이책의 목표는 이 일원론을 마음 속에서 깊이 체험케하는 것이다. 이책의 등장인물은 위대한 스승들이고, 중심소재는 거대 사상이며, 결론은 세계와 자아의 통합으로서의 일원론이다. 1-2장은 세계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을 다루고, 3-7장은 세계와 자아의 관계를 다루는데, 3-5장은 동양의 관점에서 6-7장은 서양의 관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거대 사상이 윤곽을 더듬어보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보편적 사고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과학과 역사, 철학과 종교, 동양과 서양을 관통하는 거대한 사유를 준비한 책이다.

 

개인적인 생각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책들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접하다보면, 우리의 다양한 생각의 근본적인 원리는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었는데요. 이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몇 않되는 책이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게 되네요. 저자가 이 책의 대상으로 선정한 사람들 중에 “세계에 대한 거대한 맥락이 궁금한 사람들”의 부류에 속하는 것 같네요. 여러분들은 어떤 부류에 속하시나요?

 

준비운동 - 세계의 구조화와 판단중지

세계의 구조화란 세계를 추상화하여 단순하게 바라보는 과정이다. 세계의 근본 구조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겠지만, 자아와 세계로 나누는 것은 좀더 근원적인 구분이 될 수 있는데, 이원론이라고 할 수 있다.

판단중지란 세계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믿음과 선입견을 멈추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어떤 형태이든 일종의 선입견을 가지게 마련이다. 위대한 스승들이 찾아낸 거대한 사상을 온전히 습득하기 위해서는 이런 선입견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자신의 선입견을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아와 세계에 대해 위대한 스승들은 내면의 성찰을 통해 외연으로 초월해나가면서 이 두가지가 근원적으로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원론적 통합적 세계인 것이다. 이런 통합은 부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상식적이고 초월적인 결론으로 토론과 논쟁을 부질없이 만들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개인적인 생각

저는 개인적으로 세계관이 뚜렷한 편입니다. 약간 어울리지는 않지만, 기독교 세계관과 진보라는 가치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세계관에 관련된 토론이나 논쟁에 휘말리게되면 본의 아니게 전투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판단을 심하게 하는 편인 것 같은데요. 앞으로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판단을 중지하고 마음을 열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아와 세계가 하나라는 일원론의 논리가 전개되면, 일종의 허무주의로 빠져들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해봅니다.